
남편과 연애할 때부터 우리관계의 이야기를 글로 많이 남겨야겠다고 많이 생각했었다. 글로 남기려는 첫번째 목적은, 우리의 좋은 순간이나 힘든 순간을 글로 남기면서 우리의 과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성숙하거나 침체되어가는 지 살펴보기 위함이고, 두번째는 남편의 좋은 점을 많이 기술함으로써 남편을 미워하는 어느 날에 글을 다시읽고 남편이 멋진 구석이 있음을 상기하며 부부싸움을 더욱 극한상황으로 몰아넣지 않기위한 예방용이다. 남편은 말을 예쁘게 하는 게 장점이기도한데, 그게 말뿐만 아니라 말과 자신의 생각, 행동이 일치할 때가 많다는 건 가끔 나를 놀라게 한다. 아침부터 남편은 배가 아프다고했다. 7시50분이면 통근버스를 타러가야했지만, 1시간 연가를 내고 9시에 자차를 끌고 출근한다기에 그러라고하며 허둥지둥나..
연애 n년 차에 접어드니, 이상하게 우리 서로 말수가 줄었다. 서로 할 말이 없달까, 연애 1, 2년차에는 매일 한 시간 이상씩 대화하면서 꺄르륵 거렸고, 3년차에는 진지한 고민과 이야기들로 한 시간 통화하면서 대화했는데, 음- 올해는 뭐지? 서로 출,퇴근, 점심, 저녁, 자기 전 짧게 카톡하거나 통화하고나서 각자 '할 일 잘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다. 3년 이상 연애를 해 본 건 다정이가 처음이라...? 오래되면 커플이 이런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구낭, 하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 - 이렇게 유지되는 관계가 있구나 싶기도 하고, 그럼 결혼하면 더 말이 없어지는 걸까, 싶어 두렵기도 하고. 여러가지 감정이 드는 밤이다.
다정이와 언쟁이 종종 생긴다. 다투는 주제는 대체로 겹치는 편이기도 하고, 새로운 것이기도 하다. 남/녀에 대한 주제는 단골이고, 서로의 직업적인 상황, 승진, 개인적으로는 보험을 드느냐 마느냐에 대한 견해 등등. 언젠가는 흡연자의 권리에 대해서도 논쟁한 적이 있다. 어떤 때는 상대방이 내뱉은 부적절한 '단어'가 화근이 되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무시, 서열, 계급 등과 관련된 부정적인 단어들을 상대방이 부적당하게 사용하면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냐?', '언어는 너의 생각을 담고 있다.'며 그런 언어를 쓰므로 그런 잘못된 생각을 하는 상대방에게 일침을 가하겠다는 목적으로 싸움은 시작된다. 보통 그런 갈등이 발생하면, 식당에서든 카페에서든 2-3시간 훌쩍 지나가도록 끝없이 논쟁하는데, 그 과정이 길뿐만..
나의 남자친구 다정이는 장점이 정말 많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금 느낀 오늘이었다. 오늘 부인과 질환으로 세 번째 병원에 방문하는 날이었다. 지난 번에 진료받았던 의사가 엄청 불친절했고, 내 병명에 대해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고, 공장에 있는 물건처럼 나를 멀뚱히 보면서 진료하길래 기분이 좋지 않아서 더욱 병원에 가기 싫었다. 안그래도 산부인과는 가기 불편한 곳인데, 더 가기 싫어서 남자친구 다정이에게 너무 너무 가기 싫다고 투덜댔다. 진료를 다 마치고 나와서 약국에서 약을 처방받고 있는데, 다정이에게 전화가 왔다. "병원 진료는 잘 봤어? 의사가 뭐래?"라고 묻는데, 정말 눈물이 핑 돌면서 마음이 일순간 놓였다. 오늘 곰팡이균때문에 질정도 넣고, 소독약도 바르고, 안 좋은 얘기도 들어서 마음이 울적했던 차..

늦은 저녁, 남자친구 다정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오는 버스 창문을 바라보면서 문득, 다정이가 '야경'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다정이는 뜨거운 대낮의 햇빛같은 사람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햇빛같은 사람이란 건, 경쾌하고 외향적이고 동적인 에너지를 소유한 특성을 지닌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다정이는 나와 반대로 해가 나는 낮에 밖에 싫어하기도 하는 영향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다정이는 밤 같은 사람인가? 약간 그렇다. 내향적이고, 정적인 에너지를 소유한 사람. (음침하다는 건 아님!) 다정이는, 정확히 말하면 야경 속에 반짝이는 불빛같은 사람이다. 따스하고, 고요한데, 조금씩 반짝이는 별들이 무척이나 많은 사람. 그리고 밤이 주는 특유의 이불같은 포근하게 감싸주는 사람. 그래, 그 표현이..

연애의 장점은 많고도 많지만, 오늘 내가 연애하는 즐거움에 대해 문득 생각난 게 있어서 적고 자려고 한다. 사실, 가족은 필연적인 인연인데 연인은 선택적인 인연이라는 게, 내가 요즘 재미있어 하는 관계의 즐거움이다. 가족이나 학창시절 학교의 반 친구들처럼, 선택권이 없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과 비교해서 처음부터 내가 선택한 사람이랑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주체적인 일인가 말이다. 시작 그 자체부터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 되는 것 같다. 엄마, 아빠를 비롯해 언니, 오빠 등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해온 지속적인 가족이라는 선 위에 나라는 점이 찍히는 것이지만, 연애는 아무것도 없었던 공간에 같이 점을 찍고 세상에 없던 선을 맨 처음 그려나가는 것이니까, 그렇게 보면 또 얼마나..

연애를 시작한 지, 2년 반이 넘었다. 내가 요즘 느끼는 연애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바로 이런 그림일 것 같다. 유튜브 채널 중 '미러볼 뮤직'에서 근래에 내놓은 플레이리스트 동영상 중 가장 먼저 흘러나오는 노래다. 노래가 재생되는 동안 유튜브 스트리밍 화면에 보이는 앨범 재킷을 보면서 '아, 연애답다.'라고 느꼈다. 아니, 아주 솔직하게 말하면, 저 그림도 연애를 대변하진 못한다. 내 표현으로는 '환상의 연애'를 꿈꾸지만, '현실의 연애'를 하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그렸다고 보면, 정확할 것 같다. 달콤하고 낭만적인 분홍 색채들이 가득해서 전반적으로는 몽환적이면서 '환상적인 연애'를 보여주는 듯 하지만, 분홍에 섞여있는 다른 색채들과 마구 뒤섞인 물감의 형태나 정형화되지 않은 질감들은 마치, 연애의 ..

그 사람과 알고 지낸 지는 벌써, 10년 차다. 자주 만나야 한달에 두세번, 만나는 시간도 한두시간 정도, 그것마저도 최근에야 그렇게 되었지, 그전에는 종종 한달에 1번 전화나 년에 한 두번 정도 만나는 사이였으니까 그렇게 자주 보았다고 할 수도 없고, 친한 친구랑 보낸 시간보다 많진 않을 거 같다. 하지만 10년 간 꾸준한 관계를 이어오며, 서로 잘 안다고 생각했고 친하다고 생각했기에 나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역시 그분 역시 나의 단편적인 부분들만 보아왔던 것 같다. 그래서 같이 대화를 나누다가 꽤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분이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만난 시간은 3년이 조금 안되었지만, 매일 나와 1시간씩 통화..

언니랑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한다. 연애나 시작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훨씬 어렵고, 중요한 것이라고 말이다. 부부생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그래서 나는 종종 나의 사랑스런 연인과 어떻게 관계를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잘 유지해 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그에 대해 내가 내린 방법은 이러하다. (나의 태도적인 부분인데) 나의 연인의 장점이 계속 장점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켜주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하면, 예를 들어보겠다. 나의 연인 다정이의 장점은, 상대방의 기분을 잘 살피고, 공감해준다. 예를 들어 내가 짜증이나면, '그걸로 왜 짜증을 내나.'라고 나의 감정에 대해 공감을 못하거나, '어이구. 짜증났어요? 오구구.'라며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절하시키지 않는다. 그저 내가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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