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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이와 언쟁이 종종 생긴다. 다투는 주제는 대체로 겹치는 편이기도 하고, 새로운 것이기도 하다. 

남/녀에 대한 주제는 단골이고, 서로의 직업적인 상황, 승진, 개인적으로는 보험을 드느냐 마느냐에 대한 견해 등등. 

언젠가는 흡연자의 권리에 대해서도 논쟁한 적이 있다. 

 

어떤 때는 상대방이 내뱉은 부적절한 '단어'가 화근이 되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무시, 서열, 계급 등과 관련된 부정적인 단어들을 상대방이 부적당하게 사용하면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냐?', '언어는 너의 생각을 담고 있다.'며 

그런 언어를 쓰므로 그런 잘못된 생각을 하는 상대방에게 일침을 가하겠다는 목적으로

싸움은 시작된다. 

 

보통 그런 갈등이 발생하면, 

식당에서든 카페에서든 2-3시간 훌쩍 지나가도록 끝없이 논쟁하는데, 

그 과정이 길뿐만 아니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기 주장을 대변하는 근거들도 수도없이 많이 나오며

그 잔가지들에 대해 일일이 다시 짚어보면서 서로 지친다. 

 

특히나, 우리처럼 장거리 커플은 전화로도 자주 다투게 되는데 그런 날은 더 지친다. 

얼굴도 못보는 상황에서 목소리와 말투로만 내 불타오르는 감정을 전달해야하고, 

상대방의 열불이 나는 상황을 수화기 너머로 짐작해야 하니

집중력이 더 요구되니까 당연히 그럴 수 밖에.  

 

하, 그렇게 싸우고 다퉈서 결론이라도 아름다우면 괜찮게?

결론이 아름답고, 다음의 갈등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연애 2년 차에 이미 끝나버린 것 같다. 

 

요즘 서로의 갈등상황 이후 남는 건,

다툼으로 인해 상해버린 감정과 다툼 이후에도 연인으로 지내야하는 어색한 시간들 뿐이다. 

우리는 왜 몇 년이 지나도록 항상 같은 주제, 같은 패턴, 같은 마무리, 같은 어색한 시간을 겪고 있는가. 

 

근래에는 꽤 우리 관계를 지루하고 지치게 만들어버려서 난 정말 참을 수가 없다. 

 

아, 참으로 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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