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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블로그에 쓴 것처럼,

채식하다가 과자, 빵 폭식해버리는 일이 잦아지고 채식을 그만둘까 고민을 했었다.

 

'그래도 채식 시작하고 한동안은 피부가 좋아졌었으니까,

이렇게 몇 번 폭식하고 나서 다시 시작하면 되지.

처음 해봤으니까 또 할 수 있을거야. 금방...'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과자, 빵에 손을 대기 시작한 건 멈출 수가 없었다.

 

결정적인 건, 지난 4월 13,14일 메리워드 수녀원에 피정을 다녀오면서다.

피정 동안 수녀님께서 간식으로 챙겨주신 과자를 나혼자만 거의 작은 상자째 먹은 것 같다.

그리고나서 '채식을 그만해야 될 것 같다.'라고 생각하니

내게 채워져 있었던 보이지 않는 족쇄가 풀리는 듯 했다.

 

나는, 나를 위한 길이기에- 그리고 이번에는 결심도 굳게 했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조금씩 조절하면서 줄여나간 채식준비 기간도 있어서 -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를 스스로 옭아매지도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족쇄가 풀리는 기분이 드는 걸 보면 -

내가 굳게 나를 잠가버렸었던 것이다.

 

그렇게 채식을 그만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다가,

일요일 점심에 수녀님께서 준비해주신 요리에 찹스테이크가 나왔길래 -

아주 자연스럽게 채식을 그만뒀다.

 

그리곤 아주 맛있게, 냠냠, 꼭꼭 씹어먹었다.

 

피정 당일, 끝나고 나서도 아토피가 조금은 붉게 올라왔지만,

나를 못살게 굴만큼 심해지지도 않았다.

 

그러니, 아주 소중한 나야,

과자 좀 먹었다고 죄책감 느끼고, 괴로워하지 말아라,

 

먹어도, 내 몸은 이제 갑자기 뒤짚어지지도 않고,

심해지면 약을 먹고 낫게 하면 되니까.

 

옛날처럼 진물날때까지 긁어대며 온 이불을 피진물로 적시던

그런 밤들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도록

내가 지켜줄테니까.

이제는 그만큼 내가 성장했고, 난 그만큼 달라졌고, 시간 흘렀으니까.

그때의 기억으로 내가 또 그럴 거라고, 무서워하고 힘들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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