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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셋, 33. 

3이 두 번이나 나란히 서있는 모습이 참 예쁘기도 하다. 

 

 요즘의 평균 수명으로 본다면, 나는 큰 사고나 질병이 없다면 100살까지는 살 것 같고,

그렇게 산다고 쳤을 때, 33이면 딱 1/3 정도를 살아보았다. 

현재를 더 현재답게 살기 위해, 미래의 나를 위해 점검하고, 계획하고 돌아보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 같다. 

나이의 숫자상으로도 가장 좋지만, 

요즘 주변의 내 상황을 보아도 그렇게 점검하기 위해 잘 흘러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의 성장과 내면의 고요함 측면으로도 너무 큰 폭으로 좌절하거나, 흔들리는 일 없이(물론 항상 하루에도 몇 번씩 자잘하게 동요하는 것은 제외하고) 시냇물처럼 흘러가고 있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차분히 생각할 수 있으며

-참선을 통해서 가끔 명상을 해보고

-매일 짧은 주모경으로 걱정과 바람에 대해 해소해본다. 

 

직업적으로도 안정되었다. 

올해 첫 진급을 했고, 업무적으로는 같은 업무를 2년째 맡고 있어서, 편안하며, 문제가 발생되는 상황에 매끄럽게 대처하고, 그간 업무를 익히느라 놓쳤던 업무적 부분을 작게나마 채워나가고 있다. 

 

관계적으로도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부모님께서 퇴직하시고 무척 우울해하셔서, 나도 함께 고민과 염려가 많았지만, 올해에는 그분들 또한 노후의 삶을 방향을 찾아가고 계시며,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모습으로 적응하고 계신다. 

언니는 결혼하면서 우리 가족에서 본인의 가족을 일궈가며, 작은 독립을 이루었고, 

나와 함께 사는 동생 또한 작년에는 힘들어하던 공부를 올해는 조금 더 여유롭게 익혀가고 있어서, 지켜보는 나도 조금 더 편안한 마음가짐이다. 

남자친구는 4년 간 만나오고 있는데도 가면 갈수록 더욱 든든하고, 신뢰가 가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너무 가까웠던 친구들과는 오히려 약간 소원해지며 개인적으로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큰 자극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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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내가 원하는 방향은 어떤 쪽일까. 그러기 위해서 지금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행동해야 할까. 나의 2막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원하는 2막의 모습은, 

나 스스로와 더 잘 지내는 내가 되고 싶다. 나의 외모, 몸매, 나의 성격 등에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기면 좋겠고.( 하늘을 뚫을 듯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던 20대의 나는 어디로 간 거지? ㅎㅎ) 내가 세상의 이치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현명한 사람이고, 조금 더 유연하고 유머러스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추진력이 강하고, 강한 사람에게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주관이 뚜렷한 내 성격의 장점은 그대로 끝까지 잃지 않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정말 바라건대, 작은 문제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그때그때 알맞게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성숙하고 멋진 으른이 되고 싶다. 

 

직업적으로는, 퇴직 전까지 가능하면 승진을 많이 하고 싶다. 그래서 높은 직급자가 되어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우고 배우면서, 나중에 내가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자 할 때 사람을 다루기에 능숙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책임자와 리더가 갖춰야 할 능력을 직장에서 배워서 퇴직하고 싶다. 

 

 관계적으로는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크게 변화하는 시기가 될 듯싶고, 그러면 좋겠다. 

현재의 원가족에서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남자친구와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3명 양육하고 싶다. 남자친구의 배우자, 아기들의 부모가 될 생각을 하면 걱정이 되면서도, 무척 설레고, 기쁘다. 9살 차이가 나는 어린 동생을 직장인인 엄마 대신 가끔 돌보면서 간접적으로 육아를 체험했던 것과는 또 다른 힘듦과 즐거움이 될 것 같다. 

 물론, 나의 원가족과는 또 다른 차원의 관계를 맺게 될 것 같다. 친정으로서, 나의 평생의 혈육으로서 말이다. 친구들은 어떻게 될지 사실 감이 안 온다 ㅎㅎ 

 

특히 내가 인생 2막에 무지 바라는 새로운 영역은, 

-주식 투자자로서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

-투자로 내가 세운 재정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 

-퇴직 후 할 사회적인 활동에 대해서 연습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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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적은 대로 인생이 순조롭게 흘러간다면 좋겠지만, 삶은 절대 나를 그대로 흘러가게 두지 않는다는 걸 안다.  

지금의 나 역시, 이전에 내가 상상했던 나의 모습과는 꽤 거리가 있다. 

 

그래도 우리 엄마 말씀이, 인생은 방향이 가장 중요한 거라고 하셨고,

빨간 머리 앤이 만화에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멋지다고 했다.  

 

위에 적은대로 흘러가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고, 나의 삶을 기꺼이 즐거워하는 것처럼 

미래의 나야, 나의 삶을 너그럽게 안아주고, 꼭 중심을 잡아줘. 

 

60살의 내가 이 글을 보면서,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를 같이 즐겁게 떠올리는 날이 오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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